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는 경우, 우리는 그 이유를 정말 모르는 걸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은 걸까요. 영화 《낫아웃》을 보다가 면접에서 떨어지던 날, 옷장 안쪽에 면접복을 밀어 넣던 제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그냥 속상해서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조금 다른 의미로 보였습니다.잘했다고 믿었던 순간의 착각 《낫아웃》은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결승타를 친 열아홉 살 고교 야구 입시생 광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봉황대기에서 팀 우승의 주역이 된 광호는 프로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합니다. 이후 대학 진학을 통해 야구를 계속하려 하지만, 그 길 역시 생각처럼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야구에서 드래프트는 프로 구단이 선수를 지명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세이레》가 뭔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있는 집에서 장례식을 가면 안 된다는 금기, 어릴 적 어른들에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 이야기가 영화 한 편을 통째로 이끌어 간다는 사실이 꽤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건 단순히 미신을 다루는 공포 영화가 아니라, 작은 선택 하나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때 사람이 느끼는 불안과 죄책감을 다루는 이야기였습니다. 줄거리: 장례식장에서 시작된 균열영화는 주인공 우진이 결혼 전 사귀었던 옛 연인 세영의 부고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집에 있는 상황에서 장례식장을 찾는 것은 한국의 전통 민간 신앙에서 엄격하게 금기시되는 행위입니다. 아..
솔직히 저는 공항이 이렇게 무서운 곳인 줄 몰랐습니다. 영화 "오케이 마담"을 보면서 처음 군산공항에 섰던 날이 고스란히 떠올랐습니다. 화려한 액션보다 비행기 안에서 허둥대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 더 가슴에 박혔던 건, 그게 바로 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오케이 마담"은 평범한 부부 미영과 석환이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예상치 못한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작품에서 더 오래 기억한 것은 영웅적인 활약보다 처음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의 서툰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처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을 영화가 코믹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저는 이 작품을 단순한 액션 영화보다 '처음의 감정을 기억하게 만드는 영화'로 받아들였습니다.처음의 긴장..
저는 처음 중고거래를 하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거래 장소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온갖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래는 3분 만에 끝났습니다. 그날 알았습니다. 두려웠던 건 현실이 아니라 시작하기 전의 상상이었습니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보면서 그날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인물분석 — 찬실은 왜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가영화의 주인공 찬실은 살리라 감독 지명수의 현장 프로듀서입니다. 찬실은 오랫동안 영화 현장에서 프로듀서로 일해 온 사람입니다. 그 감독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찬실은 영화사 대표에게 해고를 통보받습니다. 일도, 돈도, 그리고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 자체를 한 번에 잃는 것입니다.보통 이런 서사라면 주인공이 눈물로 침대를 적시거나, 분노해서 뭔가를 부수거나, 아니면..
솔직히 이 영화는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극장을 나설 때는 화려한 장면보다 한 사람의 표정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 절해고도는 입시와 미래 앞에서 길을 잃은 청춘 진아가 절에서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진아가 입시를 포기하고 절에 들어가겠다고 말하는 순간을 보면서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현실을 피하려는 도피였을까, 아니면 다시 살아가기 위해 잠시 멈춘 선택이었을까." 영화를 다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 질문은 끝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도피와 선택 사이 — 진아의 선언을 어떻게 볼 것인가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오래 붙잡혔던 장면은 진아가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대사 하나가 이 영화 전체의 무게..
혼자 살기 시작한 뒤, 저는 꽤 오랫동안 스스로를 '혼자가 편한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고 나서 그 믿음이 살짝 흔들렸습니다. 주인공 진하의 하루가 제 일상과 너무 많이 겹쳐 보였거든요. 혼밥, 이어폰, TV 소리를 틀어놓고 잠드는 것까지.고독 — 혼자가 편하다는 말의 진짜 의미저도 처음엔 혼자 사는 게 그냥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배달 앱 몇 번 누르면 밥이 오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 자유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TV를 끄고 잠들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침묵이 너무 선명하게 들렸거든요.영화 속 진하도 비슷합니다. 그녀는 직장 후배의 합점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쌀국수를 먹은 뒤 자신의 계산만 하고 자리를 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