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관계가, 가장 짧게 스쳐 간 사람이었던 적이 있습니까? 저는 《꿈의 제인》을 보고 나서 그 질문을 한참 붙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가출 청소년들이 서로를 가족이라 부르며 만들어가는 '가출팸'의 이야기인데, 따뜻한 청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초반부터 살짝 당황하게 됩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제가 더 오래 생각하게 된 것은 '누가 내 곁에 남았는가'보다 '누가 잠깐이라도 내 편이 되어주었는가'였습니다. 찰나의 연대가 남기는 것영화는 가출 소녀 소현이 혼자 남겨진 상황에서 제인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제인은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며 아이들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처음 ..
메시지를 잘못 보낸 순간, 저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처음으로 몸으로 느꼈습니다. 영화 《파수꾼》을 보고 나서 그날 일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서로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 사이에서, 아무도 악당이 없는데 관계가 무너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와 오해가 쌓이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이 영화는 그걸 아프게 보여줍니다세 친구, 그리고 균열이 시작된 지점《파수꾼》은 한 선생님이 자신을 찾아온 학생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제일 친했던 친구 두 명이 각각 전학을 가고,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것입니다. 평범한 학교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야기가 조금씩 풀릴수록 그 안에 얽힌 감정의 층위가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영화에서 기태는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지금 이 순간 내 핸드폰이 옆 사람에게 공개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특별한 비밀이 없더라도 왠지 모를 불안감이 먼저 올라옵니다. 영화 은 바로 그 불안감에서 시작합니다. 저도 영화를 보는 내내 제 핸드폰 화면이 자꾸 머릿속에 어른거렸습니다.페르소나, 우리는 왜 다른 얼굴로 살아가는가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 저는 사람마다 성격이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한 사람은 어디서나 솔직하고, 밝은 사람은 언제나 밝을 거라고 믿었던 겁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아까까지 환하게 웃던 동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건 위선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 원래 그렇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저 역시 출근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