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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리뷰 (정전 경험, 집과 가족, 편안함의 조건)

집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건 '가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전이 되고 나서 그 생각이 흔들렸습니다. 어두워진 거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 집을 집답게 만드는 건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 수백 가지 편리함일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영화 《우리집》은 그 감각을 다시 건드렸습니다. 정전이 무서웠던 건 어둠 자체보다 평소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소리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도, 공기청정기 소리도, 충전 중이라는 작은 알림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시끄럽다고 생각했던 집의 소리들이 사실은 제가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을 덜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집의 편안함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8. 28. 18:41
벌새 영화 리뷰 (깊이감, 앵글, 성장)

저도 처음엔 그냥 좋은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벌새》가 딱 그랬습니다. 2019년 김보라 감독이 연출한 이 독립 영화는 국내외 50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수상 이력보다 더 오래 남은 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던 막막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이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카메라의 거리와 화면 속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도 그 감정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지갑을 두고 나온 날, 영화가 떠올랐습니다약속이 있어서 평소처럼 가볍게 집을 나섰는데, 한참 걷고 나서야 지갑을 두고 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에 카드가 등록돼 있으니 웬만한 데서..

카테고리 없음 2026. 8. 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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