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는 누가 부당한 일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별말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조금 답답하게 보는 편이었습니다. 왜 저기서 한마디를 못 하지, 왜 그렇게까지 참고 있지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사람이 약해서 못 움직인 게 아니라 애초에 혼자 버티기엔 너무 불리한 자리에 서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서 자꾸 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영화는 권력을 가진 사람보다, 그 권력 앞에서 쉽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사람들의 자리를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킹메이커 한명회, 우리가 알던 간신의 이미지가 아니었다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유지태 배우가 연기한 한명회였습니다. 보통 사극에서 한명회는 교활하고 왜소한 인상의 모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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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25.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