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동주》를 보기 전까지 윤동주의 시를 꽤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교과서에서 여러 번 읽었고, 「서시」 첫 구절 정도는 외울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제가 그 시를 얼마나 표면만 훑고 있었는지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이 글은 영화 《동주》를 보며 제가 다시 생각하게 된 것들, 그리고 서랍 속 낡은 일기장과 겹쳐 보인 기록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영화 《동주》가 그린 시대적 배경영화는 흑백 화면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 선택이 단순히 시대극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연출처럼 보였는데, 보다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색이 없는 화면은 그 시절 조선인들이 처했던 박탈감과 묘하게 맞닿아 있었습니다. 말 한마디, 이름 한 자조차 마음대로 쓸 수 없던 시대였으니까요.영화가 배경으로 ..
저는 한동안 군함도를 그저 역사 속 지명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교과서에서 한 번쯤 본 이름일 뿐, 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뒤, 그리고 증조할머님이 그 시대를 겪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역사는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 가족의 기억 속에도 남아있었습니다.일본의 강제징용, 그 섬이 '지옥섬'이 된 이유하시마 섬, 흔히 군함도라고 불리는 이 섬은 원래 작은 탄광 섬이었습니다. 이후 미쓰비시가 개발하면서 대규모 해저 탄광도시로 변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군함도가 단순히 오래된 탄광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록을 찾아볼수록 '탄광'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