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혼자 주민센터에 서류를 떼러 갔던 날, 저는 번호표 기계 앞에서 한참을 멈췄습니다. 어른이 되면 이런 일쯤은 자연스럽게 알게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앞에 서니 어디를 눌러야 할지조차 몰라서 다른 사람 손을 힐끔 쳐다봤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면 금방 해결될 일이었지만, 괜히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보면서 그날의 민망함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정작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제 모습이 묘하게 겹쳐 보였습니다. 물론 영화 속 아이들이 겪는 상황과 제 경험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릅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모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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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5.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