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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득이 (다문화, 소수자 연대, 차별 인식)

by creator25754 2026. 6. 13.

완득이

 

 

영화 '완득이'는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초등학교 시절 한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온 친구였는데, 같은 반이었음에도 한동안 말을 걸지 못했습니다. 무서웠던 것도 아니고 싫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낯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합니다. 같은 교실에서 매일 얼굴을 보고 수업도 같이 들었는데, 괜히 말을 걸면 어색할 것 같았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멀리서 보기만 했지 먼저 다가갈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완득이》는 2011년 개봉한 영화로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유아인이 완득이 역을, 김윤석이 담임교사 동주 역을 맡았으며 당시 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단순한 성장 영화라기보다 다문화 가정과 사회적 소수자 문제를 대중적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기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완득이'는 청춘 성장 영화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누군가를 낯선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지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해진다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다문화 가정 학생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국내 다문화 학생 수는 2023년 기준 약 18만 1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다문화 학생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늘었다고 해서 인식도 함께 달라졌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그 친구는 자연스럽게 무리 밖에 있었습니다. 아무도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먼저 다가가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영화 속 완득이 역시 비슷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완득이는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자녀이고,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함께 살아갑니다. 주변 인물들 역시 이주노동자나 사회적 약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완득이를 볼 때마다 완득이 한 사람보다 그 주변 인물들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딘가에서 소외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다 보니 결국 완득이 이야기도 사람 사이의 거리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말을 거는 데 몇 달이 걸렸는데, 막상 친해지고 나니 왜 그렇게 망설였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소수자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사실 처음 말을 걸기 전까지는 그 친구가 쉬는 시에 뭘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대부분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고, 저 역시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일입니다. 같은 교실에서 매일 얼굴을 보는데도 서로를 모르는 

사람처럼 지냈으니까요.

 

어느 날 친구 한 명이 같이 가보자고 했고, 그제야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습니다. 생각보다 대화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괜히 긴장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놀래?"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한마디였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셋이서 학교 앞 슈퍼에서 피카추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운동장에서 철봉을 타며 놀았습니다. 처음 한 걸음이 가장 어려웠을 뿐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주는 완득이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습니다. 대신 옆에서 계속 말을 걸고, 관심을 보이고, 포기하지 않습니다. 완득이가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도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말입니다.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복잡하고 냉정합니다. 다문화 가정이나 이주민이 겪는 문제들이 영화처럼 따뜻하게 해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다문화 가정과 소수자의 현실을 처음으로 보여준 상업 영화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 차별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솔직히 저도 스스로를 차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왜 그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지 못했을까.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가 저에게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괜히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피부색이 달랐고, 말투가 달랐고, 제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악의는 없었지만 거리감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완득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를 

부끄러워하고 현실을 외면하려 하지만,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마주하게 됩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남들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차이는 쉽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차이는 사회가 특별하게

바라봅니다. 영화는 바로 그 시선을 이야기합니다. 완득이의 문제는 그가 다문화 가정 자녀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완득이'가 지금도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거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를 남깁니다.

 

"낯설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멀리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그 친구를 싫어했던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막상 말을 걸고 나서는 금방 친해졌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도 계속 그 생각이 남았습니다.

누군가를 밀어내는 건 거창한 혐오가 아니라, 별생각 없이 지나치는 무관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영화《완득이》는 그런 무관심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 장애인이라는 소재를 통해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저는 《완득이》를 단순한 성장 영화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완득이보다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그 친구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는 그 친구에게 너무 늦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결국 먼저 다가갔다는 점입니다. 만약 그때 끝까지 망설였다면 저는 그 친구를 그저 '같은 반 친구'로만 

기억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에게 《완득이》는 다문화 가정을 다룬 영화이기 전에, 먼저 다가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떠올리게 

만든 영화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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